[오피니언] 강정선 첫 여성 대구예총 회장에 거는 기대
- 송태섭 편집국 문화담당 부국장
강정선 신임 대구문화예술단체총연합(이하 대구예총) 회장이 오는 21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대구예총 사상 첫 여성 회장이다. 대구예총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 그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그래도 그의 당선은 보수적인 대구 사회에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시간 지역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온 예총이 처음으로 여성 리더십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예술계의 변화와 확장을 예고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는 지역 예술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문화 환경 속에서 예총이 과연 시대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젊은 예술인들과 시민의 참여 확대, 장르 간 협업, 지역 문화의 외연 확장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시점에서 강정선 회장의 등장은 여러 면에서 기대를 모은다. 그는 오랫동안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 활동하며 예술인들의 현실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온 인물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어온 경험은 앞으로 예총 운영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특히 행정 중심의 조직이 아니라 예술가 중심의 조직으로 예총을 재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첫 여성 회장이라는 상징성은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문화예술계는 창의성과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지만, 실제 조직 운영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구조가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 회장의 리더십이 이러한 관성을 깨고 보다 유연하고 열린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대구 예술계 전체에도 긍정적인 파장이 확산될 것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세대 간 간극을 좁히는 일이다. 지역 예술계에는 오랜 전통을 지켜온 원로 예술인들과 새로운 감각을 지닌 청년 예술인들이 함께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사이의 교류와 협력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예총이 이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때 지역 문화의 생태계는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강 회장이 이러한 세대 간 소통의 통로를 넓히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지역성과 세계성을 함께 키우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대구는 오랜 문화적 전통과 독특한 예술적 토양을 가진 도시다. 그러나 지역 문화가 지역 안에서만 머무른다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대구 예술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새로운 창작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이 앞으로 예총이 고민해야 할 방향이다.
예총의 역할은 예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시민과 예술을 연결하고 도시의 문화적 품격을 높이는 데까지 확장돼야 한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공동체의 정신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예총이 시민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열린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날 때 그 존재 이유도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첫 여성 회장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넘어, 강정선 회장의 임기가 대구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변화의 시작은 늘 작은 전환에서 비롯된다. 이제 그 전환의 방향과 속도는 그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 대구 예술계가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강정선 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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